경제/금융/경제 | Posted by 쿨 제이 2007/12/13 05:12

네트워크 효과는 건재하다!

1990년대 말에 등장한 수많은 최신 개념과 유행어들이 닷컴 열풍의 몰락과 함께 대부분 사라졌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법칙 가운데 '네트워크 효과'만큼은 오히려 더욱 강력해지며 "고난은 당신을 더욱 강인하게 만든다"는 니체의 격언을 확인해 주고 있다.

멧칼프의 법칙(Metcalfe's law)으로 널리 알려진 이 이론의 골자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참여자의 수가 늘면 늘수록 네트워크의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는 것이다.

전화, 팩스 등 이 이론이 적용되는 예는 무궁무진하며 너나 없이 좋아하는 네트워크인 인터넷도 여기에 포함된다.

네트워크란 한 명의 사용자만 있을 때는 아무 소용이 없고 참여자가 서서히 늘면서 흥미를 끌기 시작하지만, 그 가치가 폭발하기 시작하는 시점은 더 많은 사람들이 네트워크를 사용함으로 인해 네트워크를 통해 또 다른 사용자들과 연결될 수 있을 때다.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웹페이지, 이메일 등 각종 정보에 접근하기 시작하면서 인터넷의 가치는 더욱 폭발했다.

닷컴가의 화두는 사회관계망 웹 비즈니스

요즘 닷컴가의 화두는 페이스북과 구글이 인수한 오컷, 트라이브 등 사회관계망(social network)에 기초한 웹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다수의 사이트다. 이런 사이트의 회원들은 자기소개서를 만들고 친구를 초청하며 다른 친구들에게 자신의 친구를 소개하고, 그 과정에서 이미 알던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며 또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도 있다.

이들 사이트가 십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 것이라는 것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다른 연령층의 사람들도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런 네트워크에는 사실 더 큰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 회원들이 사이트를 꾸미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도록 만드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회원들은 입소문과 이메일 등을 통해 이 네트워크의 성장에 기여한다.

사이트에 참여하는 친구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서로 많이 만날 수 있고 다른 친구들과도 연락이 닿으며 그 친구의 또 다른 친구들까지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재미는 더해지고 만족은 커진다.

프렌드스터(Friendster)는 이런 영역을 개척한 사이트이며 비록 잠깐이지만 사회관계망 서비스의 흐름을 주도해 나갔던 샛별같은 사이트였다. 하지만 프렌드스터는 잠깐의 전성기를 누린 뒤 어느 새 인기가 식어버리고 말았다.

프렌드스터 역시 수백만에 달하는 회원을 끌어모아 경이로운 수준의 네트워크 효과를 발휘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경쟁사에서도 네트워크 효과가 동일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고 결국 판세가 경쟁사 쪽으로 기울었다면 네트워크 효과만으로는 사이트의 성공이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프렌드스터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른 마이스페이스닷컴(MySpace.com)은 화려한 인터페이스를 자랑하는 프렌드스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본적인 기능만을 가지고서도 회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마이스페이스닷컴은 여러 면에서 프렌드스터를 앞지르고 있으며 특히 가장 중요한 회원 수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네트워크 효과에 따르면 한 회원이 또 다른 회원을 늘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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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사귀기 사이트의 강자였다 '마이스페이스'에 추월당한 '프렌드스터'의 초기화면

프랜드스터 누른 마이스페이스, 그럴만한 이유는

프렌드스터는 2002년도에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브랜드였고 마이스페이스도 이와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다. 마이스페이스는 로스앤젤레스의 음악 애호가들을 대상으로 시작됐지만 주로 14세~20세 사이의 연령층을 사로잡았으며, 이들은 광고주들이 가장 탐내는 소비자층이었다. 마이스페이스는 당시부터 이미 엇비슷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선두를 차지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유사 서비스인 오컷을 소유한 구글조차 마이스페이스에 몰려드는 네트워크 효과의 파도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보통의 웹사이트에서는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쉽게 경쟁 사이트로 옮겨 갈 수 있지만 마이스페이스같은 네트워크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회원들이 다른 사이트로 옮겨 다니기를 꺼리는 이유는 첫째, 이미 자신의 프로필과 웹 페이지를 만드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으며 둘째, 주변의 모든 친구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기 때문이다.

회원들이 다른 사이트로 옮기거나 혹은 다른 사이트에 새로운 계정을 추가로 만들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그 사이트에 회원이 더 많거나, 더 재미있거나, 인맥 구축의 기회가 더 많은 경우 등이다. 마이스페이스는 이 사실을 입증해 주었고 그 결과는 프렌드스터에게 참혹한 것이었다.

2004년 9월부터 1년간 마이스페이스의 트래픽은 840 퍼센트가 증가했고 닐슨 넷레이팅스의 조사에 따르면 방문객 증가율은 더욱 인상적이라고 한다.

매월 100만 명—태반의 사이트가 이 수준의 방문객을 유지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을 넘던 순방문객 수가 월 1700만 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 수치는 재방문자나 중복 페이지 뷰가 아닌 '순(unique)' 방문객 숫자다. 반면, 프렌드스터는 매월 100만 명 이상을 기록하던 순방문객이 같은 기간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58만5천명에 불과했다.

네트워크 효과, 최고에서만 진가를 발휘한다

상황이 절박해진 프렌드스터는 금도를 넘는 전술을 꺼내 들었고 결국에는 대중의 분노를 사고야 말았다.

프렌드스터는 이 사이트의 회원이 1년도 훨씬 이전에 보낸 초청장에 답장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찾아내서는 다시 초청 이메일을 발송했다. 한때 사회관계망 서비스의 황제로 군림하던 프렌드스터가 처한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프렌드스터는 다른 경쟁자에 비해서는 그래도 아직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한 가닥 위안을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격언이 말해주듯 성공을 맛본 후 실패하는 것은 처음부터 성공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비참한 법이다. 프렌드스터 역시 마찬가지다.

교훈은 무엇인가? 네트워크 효과는 아직도 건재하며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네트워크에서만 이 효과가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마이스페이스와 막상막하를 겨루다 경쟁에서 뒤쳐진 지난 몇 개월간의 결정적 시기에 프렌드스터가 깨달은 것은 바로 800파운드 고릴라는 여전히 750파운드 고릴라를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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